[msv. letter] no.40 뮤지엄 넥스트 : 이 시대 뮤지엄이 나아가야 할 방향




Meet Social Value, 사회적 가치를 만나는
MSV 뉴스레터에서는
'디자인의 사회적 가치'와 '포용적인 디자인'
그리고 '접근성'에 대하여 집중적으로 다룹니다.




뮤지엄이 모든 사람들에게 환영받을 수 있는 공간이 되려면 접근성은 반드시 고려해야할 요소입니다. 특히 장애를 가진 아이들도 뮤지엄을 편안하게 방문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사전 안내가 충분히 이루어져야 합니다. 새로운 장소가 주는 낯선 자극을 불편해할 수 있기 때문이죠. 특히 발달장애 아이들이 새로운 장소에 친숙함을 느길 수 있도록 텍스트보다 사진, 그림 등 시각적인 정보로 전달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모닝스타 엑세스Morningstar Access, 센서리 프렌들리 선데이Sensory Friendly Sunday 등의 사례와 국립공원의 접근성을 효과적으로 높인 사례들을 소개합니다.




보스턴 어린이 박물관 :
모닝스타 엑세스
Morningstar Access

 

보스턴 어린이 박물관Boston Children’s Museum은 매달 첫 토요일, 사전예약자 100명에게만 개방된다. 특이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가족과 함께 편안한 환경에서 박물관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다. 예약 신청서에 특이사항을 기입하면 박물관 측이 방문에 앞서 내용을 미리 숙지하고 아이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맞춤으로 제공한다. 이날의 입장료는 평소의 절반 가격인 9달러이며 이외에도 홈페이지에 박물관을 조용하게 관람할 수 있는 장소와 시간을 명시하여 관람객들을 섬세하게 배려한다.

보스턴 어린이 박물관은 매달 첫 토요일, 사전예약자 100명에게만 개방된다. 장애가 있는 아이들이 편안하게 박물관을 방문할 수 있는 시간이다. ©Boston Children's Museum




호주 국립 해양 박물관 :
센서리 프렌들리 선데이
Sensory Friendly Sundays

 

호주 국립 해양 박물관Australian National Maritime Museum은 한 달에 한 번, 일요일에 평소보다 1시간 30분 이른 8시 30분에 박물관을 개관한다. 사람이 북적거리는 소음 등 외부 자극에 민감한 방문객들은 조금 더 편안한 환경에서 박물관을 이용할 수 있다. 박물관 투어와 행사도 동일한 시간에 진행해 방문객이 박물관에서 진행하는 모든 서비스가 이용 가능하다. 해양학 관련 실험을 할 수 있는 오션 랩Ocean Lab 과 매달 다른 주제로 진행되는 갤러리 가이드 투어도 참여가 가능하며 유적지 조사, 거품 놀이, 창작 활동 등의 프로그램은 키즈 온 덱Kids on Deck에서 오후 3시까지 진행된다.


호주 국립 해양 박물관 방문객 중 외부 자극에 예민한 아이들은 매달 일요일 오전에 박물관 투어와 행사를 모두 이용할 수 있다. ©Australian National Maritime Museum




뉴욕 현대미술관 :
소셜 가이드
Social Guide


뉴욕 현대미술관 홈페이지에는 접근성 페이지가 따로 마련되어 있으며 미술관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장애 유형별로 정리되어 있다. 방문에 앞서 소셜 가이드라인Social Guideline to MoMA을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가이드 투어 정보와 미술관에 입장하는 방법, 도움을 요청하는 방법, 미술관에서 할 수 있는 활동 등을 사진과 함께 쉬운 언어로 설명한 가이드라인이다. 발달장애가 있거나 가족 단위로 방문하는 사람, 박물관을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하다.

뉴욕 현대미술관이 제공하는 소셜가이드 중 일부. 박물관에서 도움이 필요할 때 찾아갈 수 있는 직원의 얼굴과 이름이 사진으로 나와있다.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모든 정보는 쉽고 간단한 언어로 나와있다. ©MoMA




미국 세쿼이아 & 
킹스 캐니언 국립공원 
: 접근성 필름 시리즈
Accessibility Film Series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미국 세쿼이아 & 킹스 캐니언 국립공원은 최근 캠프장 시설을 개조해 휠체어 사용자도 국립공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2021년 2월에는 <접근성 영화 시리즈Accessibility Film Series>를 제작해 국립공원을 방문한 장애인의 목소리를 담았다. 화장실 내부에서 휠체어를 타고 다닐 때 느끼는 공간감, 겨울에 점자 안내판을 읽을 때 느껴지는 차가운 감각, 흰 지팡이를 사용해 걸어 다닐 때 전달되는 경사의 정도 등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직접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다양한 관점의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있다. 캠핑, 하이킹 뿐만 아니라 센터 운영방식과 자원봉사까지. 모든 측면에서 접근성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이 곳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




MSV INTERVIEW

에리카 윌리엄스 Erika Williams


비주얼 스페셜리스트
Visual Information Specialist


미국 국립공원청의 모든 프로젝트에는 접근성이 하나의 필터로 사용된다. 어떤 일을 하든 접근성 고민을 반드시 병행한다. ©미국 국립공원관리청


국립공원에서 어린이를 대상으로 전시나 출판 작업을 해오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 어떤 프로그램들을 진행하고 있으신가요?

방문자 센터 전시가 주기적으로 업데이트됩니다. 어린이들은 사물을 직접 만지거나 냄새를 맡으면서 전시품과 교감하는 것을 좋아하더라고요. 그래서 촉각 전시, 몰입형 체험 전시, 인터랙티브 전시 등을 늘려가고 있어요. 현재는 로지폴 방문자 센터Lodgepole Visiting Center의 전시를 업데이트하고 있습니다. 원래 이곳에는 사진이 쭉 걸려있고, 그 아래 설명글이 달린 2차원 형태의 전시가 진행되고 있었어요. 하지만 업데이트 후에는 전시장 안에서도 공원 곳곳을 직접 걸어다니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어요. 전시장 입구 쪽에 설치되는 포토 미러Photo Mirror 앞에 서면 산속에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고요. 동물 복제품을 직접 만져볼 수도 있고 방문자 센터 안에서는 사운드스케이프로 연출된 자연의 소리를 들을 수도 있고요. 글을 읽지 못하는 아이들도 오감으로 풍부하게 경험을 할 수 있는 어린이 친화적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중입니다. 이런 전시는 아이뿐만 아니라 모두가 즐길 수 있어요. 주니어 레인저Junior Ranger 프로그램도 8,9년 전부터 진행되었어요. 굉장히 자랑스럽게 여기는 프로젝트죠. 참여자들이 직접 공원관리원이 되어 여러가지 임무를 완수하고 배지를 모으는 활동이에요. 영화 업Up에서 주인공 러셀이 한 활동들을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덕분에 2017년 전국통역협회NAI(National Association for Interpretation)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어요.

 

<접근성 영상 시리즈Accessibility Film Series>가 공개된 지 1년이 지났네요. 반응을 어땠나요?

사진작가 데니스 바스키스Denise Vasquez가 마침 저희 영상을 보았고 곧바로 저희 공원을 방문하셨죠. 직접 등산로를 걸어보고, 저를 인터뷰해서 영상을 제작했어요. 우리의 영상이 주최측만의 노력으로 끝나지 않고 공원 이용자들에게도 확장되는 모습을 보니 정말 뿌듯하더라고요. 국립공원에 소속되어 있는 다른 공원들의 긍정적인 피드백도 들을 수 있었어요. 접근성 영화 제작에 대한 교육을 미국 서부 국립공원 대표로서 진행하기도 했고요.

 

컨 카운티 장애인 자립생활센터와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접근성 영상 시리즈 제작이 만남의 계기였어요. 국립공원 측과 출연진을 연결해주고 공원의 메시지를 널리 알릴 수 있는 파트너를 찾고 있었어요. 영상과 접근성 가이드 제작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에 구체적인 접근성 개선 요소를 자문해줄 전문가도 필요했고요. 많은 기관 중에서도 조건이 잘 맞았던 기관이 컨 카운티 장애인 자립생활센터였어요. 지금은 센터에서 직접 국립공원 스태프 대상 장애 인식 교육을 진행하고 있어요. 덕분에 공원에서 하는 일에 장애를 어떻게 고려해야 하는지, 어떤 편의시설을 제공해야 할 지 등을 꾸준히 공부하고 있어요.


2021년 2월에는 <접근성 영화 시리즈Accessibility Film Series>를 제작해 국립공원을 방문한 장애인의 목소리를 직접 담았다. 국립공원의 접근성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미국 국립공원청


공원의 노력이 장애인 방문자의 증가로 이어졌을지 궁금합니다.

국립공원의 접근성 수준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장애를 가진 분들의 국립공원 방문이 잦아졌다는 것은 확실히 느끼고 있어요. 포용성은 미국 국립공원의 정신적인 뿌리라고도 할 수 있어요.

 

국립공원의 일 중 하나는 자연을 보호하는 것일 텐데요. 자연보호와 물리적 접근성 향상이라는 두 개의 목표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찾으시나요?

쉽지 않은 일이죠. 특히 저희 공원처럼 바위가 많고 경사가 가파른 환경을 가진 경우에는요. 하지만 막상 개선 작업을 시작해 보니 우리가 걱정했던 것만큼은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모든 산책로를 완벽하게 접근 가능하게 하는 일은 불가능해도 일부 산책로의 접근성을 개선하는 일은 충분히 가능하거든요. 접근성이 높은 산책로에서 보다 풍부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방법도 가능하고요. 특히 자연유산인 대리석 동굴은 폭을 인위적으로 넓힐 수 없어서 대안을 고민해야 했어요. 세쿼이아 킹스 캐니언에는 동굴이 몇 개 있는데 대리석 동굴 안쪽으로 0.5 마일 정도 걸을 수 있어서 인기가 많은 장소예요. 하지만 동굴로 가는 길의 경사가 상당히 가파르고, 돌도 많아 접근이 쉽지 않아요. 동굴 내부도 좁아서 휠체어의 진입에도 무리가 있고요. 오랜 시간 고민했지만 이동에 제약이 있는 경우 동굴을 방문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대안으로 동굴 투어 영상을 제작했어요. 동굴이 무너질 위험이 있어서 그동안 방문자 수를 제한해 왔는데, 영상이 장애뿐 아니라 다른 이유로 이곳에 오지 못한 사람들에게 대안을 제공할 수 있게 된 거죠.

 

공원의 포용성을 높이는 활동에 집중하는 전담 부서가 있나요?

미국 국립공원청의 모든 프로젝트에서 접근성이라는 것이 하나의 필터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어떤 일을 하든 접근성에 대한 고민이 병행되고 있어요. 특히 전시팀 미팅에서는 더 이상 ‘접근성’이라는 단어를 언급할 필요가 없다고 느껴지기도 해요. 모두가 접근성을 기본값으로 생각하면서 대화를 나누니까요. 저희처럼 오래된 국립공원의 경우, 시설 개선 사업을 정기적으로 진행하는데 포용성을 높이는 작업도 늘 함께 진행해요.

미국 세쿼이아 & 킹스 캐니언 국립공원이 정의하는 접근성을 갖춘 공원이란, 추가 요청을 하지 않더라도 독립적으로 즐길 수 있는 시설이 이미 갖춰진 곳이다. 신체·정신적 능력에 상관없이 있는 그대로의 공원을 사용하는 경험은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일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미국 국립공원청


공원의 ‘좋은 접근성’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몇 가지 기준이 있다고 봐요. 우선은 심리스Seamless 경험을 제공해야 합니다. 공원에 왔을 때 추가적인 요청을 하지 않더라도 독립적으로 공원을 즐길 수 있는 환경과 시설을 충분히 갖춰야 하죠. 신체·정신적 능력에 상관없이 있는 그대로 공원을 사용하는 경험은 방문자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두 번째로, 공원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와 시설에 관한 정보를 정확하게 제공해야 합니다. 산속에 있는 국립공원이 접근성이 높을거라고 생각하는 분은 많지 않을 거예요. 그래서 <접근성 가이드Accessibility Guide>를 제공하고 있어요. 여기에는 주차장, 화장실, 숙박시설 같은 공원 편의시설에 대한 설명이 상세하게 나와 있어요. 이를 보고 우리 공원이 편하게 방문할 수 있는 곳인지를 미리 판단할 수 있겠죠. 장애를 가진 분들은 여행을 좀 더 꼼꼼히 계획하는 편이세요. 공원이 정보를 최대한 많이 제공한다면 더 많은 곳을 방문할 수 있을 거예요.

 

마지막으로 좋은 접근성을 만들어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좋은 접근성을 구축하기 위해서 평가 단계가 꼭 필요해요. 최근에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개발하고 있어요. 접근성을 갖추기 위해 필요한 조건은 모두 갖췄지만, 여전히 사용되지 못하는 공간들이 있어요. 설계자나 관리자가 놓친 부분이 있는 거죠. 접근성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사람들을 꾸준히 공원으로 초대해 테스트하고 피드백을 받는 과정이 꼭 필요해요. 공원 전시팀에서는 전시 준비 과정 중에 장애를 가진 분들에게 피드백을 한 번 받고, 전시가 완성된 후에 그분들을 다시 초대해 전시가 기대에 부응했는지, 바꿔야 할 것은 무엇인지를 다시 물어보는 작업을 시작했어요. 캠프장에서도 비슷한 평가가 진행될 예정이고요


인터뷰 전문은 MSV 3호 <Play>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에디터 김병수 미션잇 대표

사회적으로 시선이 닿지 않는 부분들까지 디자인을 통해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신념으로 미션잇을 운영하고 있다.삼성전자에서 제품 디자이너로 일했으며, 런던 골드스미스 대학원에서 사회적기업가정신을 공부했다. 현대 사회 문제를 디자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MSV를 발행하며 시선의 변화를 이끌어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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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가치를 만나는 MSV 뉴스레터에서는 매거진에서 다루고 있는 핵심적인 주제들과 관련하여 흥미로운 인사이트를 전달 드립니다. 핵심적인 키워드는 '디자인의 사회적 가치 Design for Social Value'와 '포용적인 디자인 Inclusive Design' 그리고 '접근성Accessibility'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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