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et Social Value 사회적 가치를 만나는 MSV 뉴스레터 에서는 '디자인의 사회적 가치'와 '포용적인 디자인' 그리고 '접근성' 에 대하여 집중적으로 다룹니다
에디터 김병수 미션잇 대표 ㅣ 매거진 MSV 발행인
“아이들에게 놀이는 물을 마시는 것과 같다” 는 말 들어보셨나요? 아마 자녀가 있는 분들이라면 더 공감을 많이 하실 겁니다. 자녀가 없는 분이라면 어렸을 적을 한번 떠올려보세요. 저는 밥 먹고 동네 형들과 골목에서 맨날 뛰어다녔던 생각이 어렴풋이 납니다. 저희 아이가 유치원에서 하원하고 아빠를 만날 때, 그리고 저녁밥 먹고 나서 가장 먼저 하는 말이 있죠.
"자 이제 놀아보자!"
놀이는 기본적인 욕구입니다. 충분히 충족이 되어야만 아이도 정서적으로 신체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도록 기반 시설을 갖추는 것이 포용력 있는 도시라 할 수 있겠죠. 지난 뉴스레터에서 포용력 있는 도시를 위한 짤막한 인사이트들을 소개해드렸는데요 (1호 다시보기*클릭하면 이동합니다). 이번 호에서는 도시 안에서 혹은 지역사회 안에서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아야 할 권리와 이를 위한 디자인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아이들에게 균등한 놀이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
우선 디자인 사례를 찾아보기에 앞서 아이의 놀이와 관련된 국제사회의 노력과 우리나라에서는 어떻게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간단히 알아보겠습니다.1989년 11월 20일 만장일치로 채택된 유엔 아동권리협약은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나라가 비준한 협약인데요. 협약 제31조에는 아동의 놀이와 오락 활동의 평등에 관하여 언급하고 있습니다.
유엔 아동권리협약 제31 조
1. 당사국은 휴식과 여가를 즐기고, 자신의 나이에 맞는 놀이와 오락 활동에 참여하며, 문화생활과 예술 활동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아동의 권리를 인정한다.
2. 당사국은 문화적․예술적 활동에 마음껏 참여할 수 있는 아동의 권리를 존중하고 증진하며, 문화, 예술, 오락 및 여가활동을 위해 적절하고 균등한 기회 제공을 촉진해야 한다.
이처럼 아이들이 도시 안에서 놀이 활동에 참여하는 데에는 균등한 기회가 제공되어야 합니다. 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도 마찬가지이죠. 몇 달 전 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이의 부모님과의 인터뷰가 참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저희 아이가 자폐를 가지고 있는데요. 열심히 뛰어다니고 에너지가 넘쳐서 놀이터에 갔는데, 자꾸 찻길로 뛰어드는 거예요. 아파트 단지 내에 놀이터가 사방이 트여 있어서 막는 게 쉽지 않았고, 결국 둘째를 유모차에 내팽개치고 뛰어가서 애를 잡은 적이 있었어요. 그 뒤로는 제가 너무 힘들어서 놀이터에 갈 수가 없었어요.”
놀이터가 어떻게 바뀌어 나아가야 할지는 참 많은 논의가 필요합니다. 국내 4만여 개의 놀이터 중 장애를 가진 아이들도 놀 수 있는 통합 놀이터는 10여 곳뿐입니다. 안타까운 현실이죠. 다행히 통합 놀이터에 대한 논의가 점차 이루어지고 있어 지난 4월에는 장애 아동의 놀 권리를 증진하기 위한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 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 법률안이 발의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놀이터의 시설이 일부 바뀐다고 하여서 장애 아이들도 마음껏 놀 수 있는 환경이 보장된다고 할 수는 없겠죠. 인식적인 측면이 당연히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인터뷰를 했던 몇몇 분들도 유치원, 초등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장애에 대해 공감하고 함께할 수 있는 인식이 마련된다면 좋겠다는 의견들을 주셨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류승연 작가님의 글도 참고해볼 만합니다. 류승연의 더불어 장애(무장애 놀이터여야 할까) *클릭하면 이동합니다
아빠가 만든 놀이터 하퍼스 플레이 그라운드 Harper's Playground, 미국 포틀랜드
하퍼스 플레이그라운드 Harper’s Playground는 설립자인 G Cody QJ Goldberg 씨가 장애를 가진 자신의 딸 하퍼 Harper를 위해서 시작했습니다. 하퍼가 태어났을 때 의사선생님은 이 아이가 걷거나 말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하였다고 하는데요. 처음으로 하퍼가 가족과 함께 지역 놀이터에 방문한 네 살 때, 좌절스러운 경험이 일어났습니다. 하퍼의 보행기가 놀이터를 둘러싸고 있는 나무 칩에 끼어버리는 바람에 즐거운 나들이를 하려고 했던 계획이 깨지고 말았죠.
그래서 아버지였던 골드버그 씨는 놀이터 디자인을 시작했습니다. 첫 번째로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계단 대신 만든 나선형의 경사로였습니다. 또한 미끄럼틀은 보호자와 아이가 함께 탈 수 있도록 더 넓게 제작되었고, 무엇보다 나무 칩이 아니라 평평하고 휠체어도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을 만들었습니다. 또한 아이들의 신체 능력과 관계없이 접근할 수 있으며 즐거운 경험을 선사할 수 있는 놀이 설비와 구조를 디자인하였습니다.
내 아이가 변화되기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 아이에게 주어진 세상을 바꿔나가기로 생각했어요. - Goldberg, 하퍼스 플레이 그라운드 창업자
나지막한 동산을 경사로로 올라가면 함께 원형으로 둘러 앉아 이야기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고 한편에서는 미끄럼틀로 다시 내려올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하퍼와 하퍼의 아버지가 처음으로 갔던 놀이터는 바닥 소재가 위처럼 나무 칩으로 되어 있어서 휠체어 바퀴에 껴버리는 바람에 이동이 어려웠다고 합니다.
"놀이터 디자인의 중요한 원칙은 첫째로 신체적인 조건과 관계없이 모든 사람을 환영하는 곳이 되는 것. 그렇기 때문에 휠체어를 가지고도 어떤 곳이든 접근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원형 좌석 공간, 공동 모임 공간, 자연 요소 등을 활용하여 함께 소통하기에 매력적인 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여러 가지 아트 작품과, 음악, 매력적으로 보이는 라인들을 통해 감성적으로도 충족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합니다." - Goldberg, 하퍼스 플레이 그라운드 창업자
매직컬 브릿지 재단의 Inclusive Playground for All Ages and Abilities, 미국 팔로알토
매직컬 브릿지 놀이터 Magical Bridge Playground는 2015년 4월 대중에게 오픈하였으며, 실리콘밸리의 중심인 캘리포니아 팔로 알토의 미첼 공원에 위치하였습니다. 미국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포용력 있는 놀이터로 알려져 있으며 모든 연령대와 모든 능력의 방문객을 환영하는 장소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매직컬 브릿지 재단 Magical Bridge Foundation은 모든 연령과 능력을 가진 어린이와 성인을 위한 놀이터와 공원을 설계 및 건설하는 비영리 단체입니다. 이들의 핵심 가치는 사람들의 연령, 신체 능력 등 생애 주기의 어떤 단계든지 포용할 수 있는 야외 공간을 만드는 것입니다. 특히 전통적인 놀이터 디자인에 여전히 존재하는 물리적이거나 사회적 장벽을 제거하고자 하는데요. 시설적인 측면 외에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더욱 포용력 있는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영상 자체는 놀이 설비에 대해 폭넓게 설명하고 있지는 않지만, 공원 안에서는 보편적인 것과 다른 신체적인 조건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무시를 당하거나 따돌림 당하는 일이 없다고 설명하는 장애 당사자 아이의 목소리가 인상 깊습니다. 놀이 설비도 중요하지만 당사자 아이에게 역시 중요한 것은 함께 놀고 있는 주변 친구들이니까요.
왜 놀이에서의 포용성이 중요한가? Why Inclusion Matters on the Playground
통합적 교육은 교실을 더 안전하게 만들 수 있으며 우리 사회를 더욱더 포용력 있는 곳으로 이끌어갈 수 있습니다.
- Katy, 초등학교 선생님
실제 통합 교육을 위해 통합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는 초등학교의 이야기입니다.
이 영상에서 진행하고 있는 Together, We Are Able 프로그램에서는 비장애인 아이들이 1차적으로 장애에 대해서 토의를 진행하며 토의된 내용을 놀이를 통해 경험하는 시간을 같습니다. 이를 통해 잘못 가지고 있었던 인식을 벗게 되는 계기를 만듭니다. 물론 장애에 대해 처음 토론을 할 때 누군가는 조금 편협한 의견을 낼 수도 있습니다만 아무도 그것에 대해 평가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분명히 장애와 관련된 한정된 경험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놀이 시간에는 장애를 가진 아이들과 함께 눈을 맞추며 이야기하고 자기소개를 시작합니다. 다음으로 놀이터에서 조를 이루어 어우러지는 시간을 갖습니다. 그리고 교실로 돌아와서 하루를 정리하는 세션을 진행하는데요. 장애에 대한 편견들이 벗어지는 시간입니다. 비록 하루 정도의 짧은 워크숍이었지만, 실제 장애를 가진 아이들과 어울려서 놀고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이 참 값진 프로그램으로 다가옵니다. 저희도 자체적으로 통합 디자인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지만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길 기대하게 되는군요.
포용력 있는 놀이터를 위한 다섯가지 방법
Ground Level Play - 바닥에서부터 접근이 가능한 놀이기구이면서 놀이기구에서 내려올 때에도 바닥으로 내려올 수 있어야 합니다.
Socialization - 놀이터가 아이들의 신체적인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것과 더불어 다른 아이들과의 상호 작용을 통해 사회생활에 필요한 가치를 학습할 수 있어야 합니다. 특히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장애를 가지지 않은 아이들과 상호작용할 수 있으며, 마찬가지로 장애를 가지지 않은 아이들이 장애를 가진 아이들과 함께 놀 수 있는 방법을 서로 체득해 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
ADA Swings - ADA(American Disability Act)는 1990년 재정된 미국 장애인 법이며, 모든 능력의 사람들에게 기회를 보장하기 위하여 공공 놀이 공간이 준수해야 하는 표준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ADA Swing은 위와 같은 기준에 맞춘 그네를 의미하죠. 영상에서 나와 있는 ADA Combination Swing은 한쪽은 휠체어를 타고도 탈 수 있는 그네이고, 한쪽은 안전 규정에 맞춰 아이가 몸을 버클 또는 안전장치로 고정하고 탈 수 있는 그네인데요. ADA가 적용되는 놀이터 기준에 대해서는 대략적으로 아래 영상을 다시 참조해보시면 좋겠습니다.
Wheelchair Access - 놀이터 안의 모든 기구에 휠체어로 접근이 가능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경사로를 두 군데로 마련하여 한 측은 올라가는 곳, 한 측은 내려오는 곳으로 설계하였다고 합니다.
Poured-Rubber Surfacing - 놀이터 바닥이 고무 재질로 잘 되어 있어서 혹시 모를 부상의 위험에 대비합니다.
ADA 가 적용되는 기준들에 대해 설명한 영상. 5:00 부터 등장하는 Merry Go Round에서 볼 수 있듯이 휠체어 이용자도 휠체어에서 부터 놀이기구로 옮겨 앉기에 용이해야 하며, 마찬가지로 놀이 기구에서부터 다시 휠체어로 옮겨 앉는 데 편리해야합니다. 시소 역시 마찬가지죠.
<지난호 Issue01 포용력 있는 도시를 위한 디자인> 다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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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출간 예정, MSV 매거진 2호 <Job> 소개
MSV 매거진 <Job>은 장애를 가지고 있으면서 각자의 자리에서 역량을 발휘해 나가고 있는 분들을 만납니다. 현재의 직업에서 자신만의 프로페셔널한 노하우와 관점을 나눔으로써 포용력 있는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한 흥미로운 인사이트를 전달합니다. 또한 직업을 가지게 된 계기와 삶의 스토리를 전달하여 다채롭게 구성하였습니다.
Meet Social Value 사회적 가치를 만나는 MSV 뉴스레터 에서는
'디자인의 사회적 가치'와 '포용적인 디자인' 그리고 '접근성' 에 대하여 집중적으로 다룹니다
에디터 김병수 미션잇 대표 ㅣ 매거진 MSV 발행인
“아이들에게 놀이는 물을 마시는 것과 같다” 는 말 들어보셨나요? 아마 자녀가 있는 분들이라면 더 공감을 많이 하실 겁니다. 자녀가 없는 분이라면 어렸을 적을 한번 떠올려보세요. 저는 밥 먹고 동네 형들과 골목에서 맨날 뛰어다녔던 생각이 어렴풋이 납니다. 저희 아이가 유치원에서 하원하고 아빠를 만날 때, 그리고 저녁밥 먹고 나서 가장 먼저 하는 말이 있죠.
"자 이제 놀아보자!"
놀이는 기본적인 욕구입니다. 충분히 충족이 되어야만 아이도 정서적으로 신체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도록 기반 시설을 갖추는 것이 포용력 있는 도시라 할 수 있겠죠. 지난 뉴스레터에서 포용력 있는 도시를 위한 짤막한 인사이트들을 소개해드렸는데요 (1호 다시보기*클릭하면 이동합니다). 이번 호에서는 도시 안에서 혹은 지역사회 안에서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아야 할 권리와 이를 위한 디자인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아이들에게 균등한 놀이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
우선 디자인 사례를 찾아보기에 앞서 아이의 놀이와 관련된 국제사회의 노력과 우리나라에서는 어떻게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간단히 알아보겠습니다.1989년 11월 20일 만장일치로 채택된 유엔 아동권리협약은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나라가 비준한 협약인데요. 협약 제31조에는 아동의 놀이와 오락 활동의 평등에 관하여 언급하고 있습니다.
유엔 아동권리협약 제31 조
1. 당사국은 휴식과 여가를 즐기고, 자신의 나이에 맞는 놀이와 오락 활동에 참여하며, 문화생활과 예술 활동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아동의 권리를 인정한다.
2. 당사국은 문화적․예술적 활동에 마음껏 참여할 수 있는 아동의 권리를 존중하고 증진하며, 문화, 예술, 오락 및 여가활동을 위해 적절하고 균등한 기회 제공을 촉진해야 한다.
이처럼 아이들이 도시 안에서 놀이 활동에 참여하는 데에는 균등한 기회가 제공되어야 합니다. 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도 마찬가지이죠. 몇 달 전 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이의 부모님과의 인터뷰가 참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저희 아이가 자폐를 가지고 있는데요. 열심히 뛰어다니고 에너지가 넘쳐서 놀이터에 갔는데, 자꾸 찻길로 뛰어드는 거예요. 아파트 단지 내에 놀이터가 사방이 트여 있어서 막는 게 쉽지 않았고, 결국 둘째를 유모차에 내팽개치고 뛰어가서 애를 잡은 적이 있었어요. 그 뒤로는 제가 너무 힘들어서 놀이터에 갈 수가 없었어요.”
놀이터가 어떻게 바뀌어 나아가야 할지는 참 많은 논의가 필요합니다. 국내 4만여 개의 놀이터 중 장애를 가진 아이들도 놀 수 있는 통합 놀이터는 10여 곳뿐입니다. 안타까운 현실이죠. 다행히 통합 놀이터에 대한 논의가 점차 이루어지고 있어 지난 4월에는 장애 아동의 놀 권리를 증진하기 위한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 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 법률안이 발의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놀이터의 시설이 일부 바뀐다고 하여서 장애 아이들도 마음껏 놀 수 있는 환경이 보장된다고 할 수는 없겠죠. 인식적인 측면이 당연히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인터뷰를 했던 몇몇 분들도 유치원, 초등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장애에 대해 공감하고 함께할 수 있는 인식이 마련된다면 좋겠다는 의견들을 주셨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류승연 작가님의 글도 참고해볼 만합니다. 류승연의 더불어 장애(무장애 놀이터여야 할까) *클릭하면 이동합니다
아빠가 만든 놀이터 하퍼스 플레이 그라운드 Harper's Playground, 미국 포틀랜드
하퍼스 플레이그라운드 Harper’s Playground는 설립자인 G Cody QJ Goldberg 씨가 장애를 가진 자신의 딸 하퍼 Harper를 위해서 시작했습니다. 하퍼가 태어났을 때 의사선생님은 이 아이가 걷거나 말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하였다고 하는데요. 처음으로 하퍼가 가족과 함께 지역 놀이터에 방문한 네 살 때, 좌절스러운 경험이 일어났습니다. 하퍼의 보행기가 놀이터를 둘러싸고 있는 나무 칩에 끼어버리는 바람에 즐거운 나들이를 하려고 했던 계획이 깨지고 말았죠.
그래서 아버지였던 골드버그 씨는 놀이터 디자인을 시작했습니다. 첫 번째로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계단 대신 만든 나선형의 경사로였습니다. 또한 미끄럼틀은 보호자와 아이가 함께 탈 수 있도록 더 넓게 제작되었고, 무엇보다 나무 칩이 아니라 평평하고 휠체어도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을 만들었습니다. 또한 아이들의 신체 능력과 관계없이 접근할 수 있으며 즐거운 경험을 선사할 수 있는 놀이 설비와 구조를 디자인하였습니다.
내 아이가 변화되기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 아이에게 주어진 세상을 바꿔나가기로 생각했어요.
- Goldberg, 하퍼스 플레이 그라운드 창업자
나지막한 동산을 경사로로 올라가면 함께 원형으로 둘러 앉아 이야기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고
한편에서는 미끄럼틀로 다시 내려올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설립자 골든버그씨의 TED X Portland 영상
© Greely Sand & Gravel
하퍼와 하퍼의 아버지가 처음으로 갔던 놀이터는 바닥 소재가 위처럼 나무 칩으로 되어 있어서
휠체어 바퀴에 껴버리는 바람에 이동이 어려웠다고 합니다.
"놀이터 디자인의 중요한 원칙은 첫째로 신체적인 조건과 관계없이 모든 사람을 환영하는 곳이 되는 것. 그렇기 때문에 휠체어를 가지고도 어떤 곳이든 접근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원형 좌석 공간, 공동 모임 공간, 자연 요소 등을 활용하여 함께 소통하기에 매력적인 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여러 가지 아트 작품과, 음악, 매력적으로 보이는 라인들을 통해 감성적으로도 충족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합니다." - Goldberg, 하퍼스 플레이 그라운드 창업자
매직컬 브릿지 재단의 Inclusive Playground for All Ages and Abilities, 미국 팔로알토
매직컬 브릿지 놀이터 Magical Bridge Playground는 2015년 4월 대중에게 오픈하였으며, 실리콘밸리의 중심인 캘리포니아 팔로 알토의 미첼 공원에 위치하였습니다. 미국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포용력 있는 놀이터로 알려져 있으며 모든 연령대와 모든 능력의 방문객을 환영하는 장소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매직컬 브릿지 재단 Magical Bridge Foundation은 모든 연령과 능력을 가진 어린이와 성인을 위한 놀이터와 공원을 설계 및 건설하는 비영리 단체입니다. 이들의 핵심 가치는 사람들의 연령, 신체 능력 등 생애 주기의 어떤 단계든지 포용할 수 있는 야외 공간을 만드는 것입니다. 특히 전통적인 놀이터 디자인에 여전히 존재하는 물리적이거나 사회적 장벽을 제거하고자 하는데요. 시설적인 측면 외에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더욱 포용력 있는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영상 자체는 놀이 설비에 대해 폭넓게 설명하고 있지는 않지만, 공원 안에서는 보편적인 것과 다른 신체적인 조건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무시를 당하거나 따돌림 당하는 일이 없다고 설명하는 장애 당사자 아이의 목소리가 인상 깊습니다. 놀이 설비도 중요하지만 당사자 아이에게 역시 중요한 것은 함께 놀고 있는 주변 친구들이니까요.
왜 놀이에서의 포용성이 중요한가? Why Inclusion Matters on the Playground
통합적 교육은 교실을 더 안전하게 만들 수 있으며
우리 사회를 더욱더 포용력 있는 곳으로 이끌어갈 수 있습니다.
- Katy, 초등학교 선생님
실제 통합 교육을 위해 통합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는 초등학교의 이야기입니다.
이 영상에서 진행하고 있는 Together, We Are Able 프로그램에서는 비장애인 아이들이 1차적으로 장애에 대해서 토의를 진행하며 토의된 내용을 놀이를 통해 경험하는 시간을 같습니다. 이를 통해 잘못 가지고 있었던 인식을 벗게 되는 계기를 만듭니다. 물론 장애에 대해 처음 토론을 할 때 누군가는 조금 편협한 의견을 낼 수도 있습니다만 아무도 그것에 대해 평가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분명히 장애와 관련된 한정된 경험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놀이 시간에는 장애를 가진 아이들과 함께 눈을 맞추며 이야기하고 자기소개를 시작합니다. 다음으로 놀이터에서 조를 이루어 어우러지는 시간을 갖습니다. 그리고 교실로 돌아와서 하루를 정리하는 세션을 진행하는데요. 장애에 대한 편견들이 벗어지는 시간입니다. 비록 하루 정도의 짧은 워크숍이었지만, 실제 장애를 가진 아이들과 어울려서 놀고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이 참 값진 프로그램으로 다가옵니다. 저희도 자체적으로 통합 디자인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지만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길 기대하게 되는군요.
포용력 있는 놀이터를 위한 다섯가지 방법
Ground Level Play - 바닥에서부터 접근이 가능한 놀이기구이면서 놀이기구에서 내려올 때에도 바닥으로 내려올 수 있어야 합니다.
Socialization - 놀이터가 아이들의 신체적인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것과 더불어 다른 아이들과의 상호 작용을 통해 사회생활에 필요한 가치를 학습할 수 있어야 합니다. 특히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장애를 가지지 않은 아이들과 상호작용할 수 있으며, 마찬가지로 장애를 가지지 않은 아이들이 장애를 가진 아이들과 함께 놀 수 있는 방법을 서로 체득해 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
ADA Swings - ADA(American Disability Act)는 1990년 재정된 미국 장애인 법이며, 모든 능력의 사람들에게 기회를 보장하기 위하여 공공 놀이 공간이 준수해야 하는 표준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ADA Swing은 위와 같은 기준에 맞춘 그네를 의미하죠. 영상에서 나와 있는 ADA Combination Swing은 한쪽은 휠체어를 타고도 탈 수 있는 그네이고, 한쪽은 안전 규정에 맞춰 아이가 몸을 버클 또는 안전장치로 고정하고 탈 수 있는 그네인데요. ADA가 적용되는 놀이터 기준에 대해서는 대략적으로 아래 영상을 다시 참조해보시면 좋겠습니다.
Wheelchair Access - 놀이터 안의 모든 기구에 휠체어로 접근이 가능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경사로를 두 군데로 마련하여 한 측은 올라가는 곳, 한 측은 내려오는 곳으로 설계하였다고 합니다.
Poured-Rubber Surfacing - 놀이터 바닥이 고무 재질로 잘 되어 있어서 혹시 모를 부상의 위험에 대비합니다.
ADA 가 적용되는 기준들에 대해 설명한 영상. 5:00 부터 등장하는 Merry Go Round에서 볼 수 있듯이
휠체어 이용자도 휠체어에서 부터 놀이기구로 옮겨 앉기에 용이해야 하며,
마찬가지로 놀이 기구에서부터 다시 휠체어로 옮겨 앉는 데 편리해야합니다. 시소 역시 마찬가지죠.
<지난호 Issue01 포용력 있는 도시를 위한 디자인> 다시 보기
링크를 클릭하면 이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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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가 유용하셨다면
많은 공유와 구독 부탁드립니다!
10월 출간 예정, MSV 매거진 2호 <Job> 소개
MSV 매거진 <Job>은 장애를 가지고 있으면서 각자의 자리에서 역량을 발휘해 나가고 있는 분들을 만납니다.
현재의 직업에서 자신만의 프로페셔널한 노하우와 관점을 나눔으로써 포용력 있는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한
흥미로운 인사이트를 전달합니다. 또한 직업을 가지게 된 계기와 삶의 스토리를 전달하여 다채롭게 구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