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v. letter] no.3 디지털 라이프를 위한 제품 접근성과 기술





Meet Social Value 사회적 가치를 만나는 MSV 뉴스레터 에서는
'디자인의 사회적 가치''포용적인 디자인' 그리고 '접근성' 에 대하여 집중적으로 다룹니다


에디터 김병수 미션잇 대표 ㅣ 매거진 MSV 발행인




접근성 Accessibility이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접근성 Accessibility 이란 장애 유무를 비롯한 개인의 신체적 특성이나, 성별, 연령, 국적, 지식 및 기술 수준 등의 여러 가지 사항을 고려하여 가능한 많은 사용자가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제공하고 이를 평가할 때 쓰이는 말입니다. 디자인, 건축, 공학 등 포괄적인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죠. 마이크로소프트의 인클루시브 디자인 가이드라인에서는 접근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의를 내리고 있는데요.

" The qualities that make an experience open to all."


즉, 접근성이란 모든 사람들에게 열린 경험을 만들어 주는 특성으로 앞서 말씀드린 사람의 내외부 적인 조건과 관계없이 제품이나 서비스 등을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접근성이 높은 제품은 제약이 적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는 반면, 접근성이 낮은 제품은 주로 장애를 가지지 않은 사람들의 기준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소수의 사용성이 배제되기도 합니다. 다양성을 중시하는 시대에, 앞으로 접근성은 제품, 서비스, 공간 등의 가치를 놓고 판별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기준이 될 것입니다. 이번 호에서는 구글 자카드Jacquard의 사례를 중심으로 들여다보고자 하는데요. 아래 사례에서 디지털 기기 접근성의 물리적인 제약을 줄여나가기 위한 실마리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 디지털 라이프의 접근성을 높이는 웨어러블 프로젝트, 구글 자카드Jacquard >


이번에 소개하는 구글 자카드Jacquard는 디지털 환경에서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웨어러블 프로젝트로, 2015년에 공개가 되었습니다. 시간이 꽤 지난 사례이죠. 영상에서볼 수 있는 것처럼 재킷의 소매 부분에 인터페이스를 탑재하여 탭 하거나 쓸어내리는 제스처를 통해 모바일 기기를 작동시킬 수 있습니다. 특히 모바일 기기를 손으로 컨트롤할 수 없는 상황에서 유용한 인터페이스라 할 수 있겠네요. 자카드는 하나의 제품이라기보다는 플랫폼으로서 사용자들이 친숙하게 사용하고 있는 여러 물건들을 통해 디지털 기기를 작동시키거나 연동 짓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요. 2017년 리바이스와 협업 제품을 선보였고 이후에는 샘소나이트 가방과도 협업을 진행하였습니다.

어쨌거나 조금 시기가 지난 사례임에도 흥미로웠던 것은 올해 초에 공개되었던 아래 영상 때문입니다.  휠체어 이용 장애인이나 뇌병변 장애인이 리바이스 자켓을 입고 인터페이스를 활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손과 팔의 힘조절에 어려움이 있는 분들의 경우 핸드폰이나 스마트 워치의 버튼을 섬세하게 조작하는 것에 제약이 있을 수 있습니다만, 아래 영상에서는 자켓 인터페이스를 활용하여 훨씬 직관적으로 컨트롤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장애인 커뮤니티와 함께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Google ATAP의 자카드 프로젝트 ⓒ Google ATAP


팔과 손의 힘 조절이 어려운 뇌병변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손바닥만 한 모바일 기기에서 지름 1cm 미만의 버튼을 클릭하여 기기를 세밀하게 컨트롤하는 것은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영상 속에서도 메인으로 등장하는 분들은 손 사용이 꽤 괜찮은 분들이지만 0:37초에 나오는 여성분처럼  손이 꼬이는 분들도 계시기 때문에 스크린 화면에서 터치를 활용한 전환이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손으로 탭을 하는 모습 ⓒ Google ATAP


그런 의미에서 구글 자카드의 의류에 장착한 제스처 인터페이스는 분명 평면 스크린 기반의 모바일 기기에서 제스처를 하는 것보다 훨씬 접근성을 높였다고 할 수 있죠. 터치를 할 수 있는 위치가 손목 근처라는 점에서 다른 한쪽 팔을 높이 들 필요가 없기 때문에 안정적입니다. 디스플레이를 눈으로 보지 않고서도 직관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웨어러블 시계보다 편리한 장점도 있고요. 물론 구체적인 사용성에 대해 의구심이 들 수 있습니다만 앞으로 발전 시킬 수 있는 여지가 많이 있기에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면 좋겠습니다.


자카드 칩을 소매 속에 넣을 수 있다. 소매뿐 아니라 가방, 신발, 의자 등 여러 군데에 활용 가능하다 ⓒ Google ATAP


다른 화면에서 휠체어를 타고 있는 한 여성분이 서랍 위에 있는 태블릿 화면을 보고 있습니다. 이미지로도 확인할 수 있지만 휠체어에 앉은 상태에서는 무릎이 수납장에 간섭이 되게 됩니다. 따라서 수납장 위에 올려져 있는 제품을 잡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팔을 멀리 뻗어야만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기의 화면을 넘기거나 정지할 수 있는 기능들이 내 손이 자연스럽게 접근할 수 있는 거리에 있다면 훨씬 편리하겠죠.


휠체어를 탄 사람은 무릎 부분이 제품과 간섭이 돼서 불편함이 있는데,  
제스처 인터페이스를 통해 원거리의 제품을 컨트롤할 수 있다면 크게 유용하다 ⓒ Google ATAP


자카드 제품 언박싱, 셋업 및 테스트 영상. 어떻게 자카드가 모바일 기기와 연동되는지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 Tech With Brett




우리 주변의 모든 것이 디지털 생활의 상호작용이 가능한 인터페이스가 될 수 있을까?


자카드 프로젝트 영상에서 나오는 구글 ATAP의 테크니컬 프로젝트 리드인 *이반 포프예브 Ivan Poupyev는 앰비언트 컴퓨팅*Ambient Computing 이 미래의 중요한 산업이라 소개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행동하는 모든 영역에서 하나의 배경처럼 컴퓨팅이 적용되어 우리의 행동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인데요. 기술이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동시에, 보편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도 혜택이 될 수 있음을 기대하게 됩니다.

*그의 2019 TED 강연 타이틀인 Everything around you can become a computer  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기술이 우리가 상호작용하는 모든 것들 가운데 적용됨으로써 우리의 삶을 한 단계 높일 수 있음을 강조합니다. 아래 TED 영상과 홈페이지를 참조해 보면 물리적인 영역과 디지털이 결합된 흥미로운 프로젝트를 향한 그의 열정이 보입니다.

이반 포프예브의 출발점은 "Can the world be your interface? 우리 주변의 모든 것이 상호작용이 가능한 인터페이스가 될 수 있을까 " 였다. 위 영상에서는 자카드가 장착된 리바이스 자켓을 입고 있으며 실제로 슬라이드를 넘길 때 좌측 팔을 쓸어 넘겨서 인터페이스로 활용하고 있다


*위키에서는 앰비언트 컴퓨팅 Ambient Computing이 유비쿼터스 컴퓨팅으로 검색이 되는데 엄밀히 말하면 약간의 차이가 있다고는 하나 기술이 특정 장소만 국한되지 않고 유기적으로 사용된다는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장애를 가진 사람에게 좋은 사용자 경험이란?
MSV 매거진 2호 <Job>에서 뽑은 접근성과 관련된 인사이트들을 소개합니다.


김혜일 ㅣ 시각장애, 접근성 전문가 

저희끼리 “덕스럽다”(웃음)고 얘기하는 회사가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에요. 이런 곳에서 하는 서비스들은 경지에 이르렀다고 생각해요. 국내에서 개발자로 일한다면 엄두도 내기 어려운 것들을 그 회사들에서는 열심히 하고 있거든요. 간단한 예로 ‘스카이프’ 같은 메신저에 이모티콘이 있잖아요. 거기에 모두 대체 텍스트가 달려 있어서 어떤 표정인지 알 수가 있어요. ‘페이스북’은 가면 타임라인이 아주 복잡하잖아요. 사람, 지역, 시간, 좋아요 개수, 댓글 등 정보가 많은데요. 사실 음성 프로그램으로 그걸 하나씩 다 듣는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에요. 페이스북은 그것을 최적화시켜서 한 사람의 글에 하나의 초점만 넘기게 해 두었어요. 비시각장애인들이 인식하는 것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편하게 타임라인을 탐색할 수 있는 거죠. 동시에 초점이 접근 안 되는 나머지 기능들은 부가적인 액션을 취하면 사용할 수 있고요. 정말 사용자 친화적인 점이라고 생각해요.


김은비 ㅣ 지체장애, 삼성 리서치 인터렉션 디자이너 

전공이 시각디자인이었는데요. 일을 하면 할수록 예쁜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사용자의 사용성에 있어 더 의미 있는 디자인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실제로 그런 부분을 고려하면서 디자인 해왔거든요. 제 생각에 좋은 UX/UI는 누구나 자연스럽게 쓸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사용자에게 부자연스럽지 않은, 편하게 쓸 수 있는 것. 스마트워치 접근성 개선 과제를 할 때 느꼈던 게, 접근성 기능이 따로 있잖아요. 그런데 보면 그냥 비장애인들이 쓰는 기능을 단순하게 변환만 해놓은 느낌이 많아요. 예를 들어 보이스 오버 같은 것도 그냥 하나씩 읽어주는 형태인 거죠. 이게 최적화된 형태는 아니잖아요. 다소 부자연스럽지만 쓰는 거예요. 비장애인은 편하게 쓸 수 있는 걸 장애인은 약간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쓰는 것, 그런 부분이 조금 아쉬워요. 그러니까 내가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어떤 환경에서든 자연스럽게 쓸 수 있는 디자인이 좋은 UX/UI라고 생각해요.




< 지난 1,2 호  다시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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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출간 예정, MSV 매거진 2호 <Job> 소개

MSV 매거진 <Job>은 장애를 가지고 있으면서 각자의 자리에서 역량을 발휘해 나가고 있는 분들을 만납니다. 
현재의 직업에서 자신만의 프로페셔널한 노하우와 관점을 나눔으로써 포용력 있는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한 
흥미로운 인사이트를 전달합니다. 또한 직업을 가지게 된 계기와 삶의 스토리를 전달하여 다채롭게 구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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