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v. letter] no.6 장애인에게 일자리를 연결해주는 기업들


Meet Social Value 사회적 가치를 만나는 MSV 뉴스레터 에서는
'디자인의 사회적 가치'와 '포용적인 디자인' 그리고 '접근성' 에 대하여 집중적으로 다룹니다


에디터 김병수 MSV 발행인, 안재경 MSV 객원 에디터


지난 호에서는 IT 분야에 초점을 맞춰 자폐를 가진 사람들을 고용하는 기업들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이번 호에서는 타 민간 기업 또는 공공기관이 장애인 고용을 진행할 수 있도록 돕는 기업들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초콜릿 가공, 헤어 숍, 청소, 광고 모델 등 생활에 밀접된 여러 분야에서 고용의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Bridge for Employment

장애인에게 일자리를 연결해주는 기업들



∙ 클롱 딘 소르 Klong Din Sor ㅣ 태국 


ⓒ Klong Din Sor

태국의 사회적기업 클롱 딘 소르Klong Din Sor는 시각 장애 아동을 위한 교육 도구 개발과 시각장애인의 미디어 감상을 위한 애플리케이션 등 직접적으로 장애인을 위한 제품들을 만드는 동시에 장애인을 고용하고 있다. 시각 장애 아동을 위한 촉각 미술 교구인 렌슨 드로잉 키트Lensen Drawing Kit는 실이 나오는 펜과 벨크로 보드로 구성된 키트로 그림을 그리면서 그림의 감촉을 느껴볼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또한 태국에서 대부분의 영화는 비용상의 이유로 영화에 *오디오 디스크립션Audio Description을 제공하지 않는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만든 애플리케이션 판나나Pannana는 시각 장애인이 영화를 감상할 때 영화가 재생 중인 TV, 노트북 등이 시각장애인이 가지고 있는 핸드폰과 동기화되어 원클릭으로 영화와 관련된 설명과 오디오 스크립트를 들을 수 있도록 돕는다. 제품 제작뿐 아니라 클롱 딘 소르는 장애인 고용 확대를 위해 태국 내 장애인 의무 고용정책과 관련된 컨설팅을 제공하고, 가장 적합한 직무의 장애인을 찾아주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장애인 고용공단과 같은 역할을 민간에서 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대표인 챠차이 아피반푼푼Chatchai Aphibanpoonpon은 비장애인이 장애에 대한 공감 능력을 기르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라고 말하였는데, 이런 생각을 기반으로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시각 장애인과 함께 배우는 요리 클래스나, 컴퓨터 스킬에 부족함을 느끼는 장애인들에게 임직원들이 재능기부를 할 수 있도록 만남을 갖는 기업 대상 CSR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시각장애인 관객의 영상 혹은 공연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된 음성해설로 비주얼 디스크립션Visual Description이라고도 한다.








ⓒ Klong Din Sor

사진 1 장애인 연기자를 양성하는 Acting2gether
사진 2 시각장애인과 함께 요리하는 Cook2gether
사진 3 휠체어 이용 장애인, 시각장애인 등 여러 장애 당사자와 함께 달리는 Run2gether
사진 4 타 기업 대상으로 진행하는 CSR 트레이닝


클롱 딘 소르에서 함께 운영하고 있는 투게더 파운데이션Together Foundation에서는 연기, 요리, 영화, 운동 등 다양한 영역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할 수 있는 교류의 장을 만들어가고 있다. 


- 챠차이 아피반푼푼, 클롱 딘 소르 대표  

“우리 회사의 목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조화를 이루며 살아갈 수 있는 포용적인 사회를 만드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세 가지 중점적인 비즈니스가 있는데 ‘교육‘, ‘고용 창출‘, ‘인식의 개선’ 세가지입니다. 직접적인 장애인 고용은 쉽지는 않습니다. 내부적으로 8명의 팀원중 2명이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소규모 사무실인프라가 장애인을 위한 이상적인 작업환경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주로 다른 회사에서 장애인 직원을 모집하는 것을 돕고 다양한 외부 워크샵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해리 스펙터스 Harry Specters ㅣ 영국

ⓒ Harry Specters


영국 케임브리지셔Cambridgeshire에 기반을 둔 초콜릿 제조회사 해리 스펙터즈Harry Specters는 자폐증이 있는 사람들에게 취업과 무료 직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2012년에 설립되었다. 설립자인 모나Mona와 샤스Shaz에게는 자폐증을 가진 애쉬Ash라는 아들이 있다. 2011년 스코틀랜드의 휴일에 한 초콜릿 가게를 방문한 모나는 자폐증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긍정적 변화를 만들어내고자 하는 열정과 초콜릿에 대한 사랑을 결합하는 방법을 떠올리게 되었다. 현재 회사명인 ‘해리 스펙터즈’는 변덕스럽지만 다양하고 활기찬 느낌을 상상하며 아들 애쉬가 생각해 낸 이름이라고 한다. 초콜릿의 패키지에서 다양한 색상의 스펙트럼과 함께 재미있고 역동적인 소용돌이 패턴이 활용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애쉬가 그 이름을 생각해낸 후 해리 스펙터즈는 자폐증을 가진 젊은이들을 위해 고용을 창출하면서도 가장 맛있는 초콜릿을 만드는데 전념하기 시작했다. 이들의 초콜릿은 2014년 영국 최대 식음료 시상식이자 세계적인 권위를 가지고 있는 그레이트 테이스티 어워드Great TasteAwards에서 한 번의 별 3개 등급, 두 번의 별 1개 등급을 받았으며, 그해 영국 가디언지에서 이들의 부활절 초콜릿 달걀을 사회적 기업이 만든 최고의 초콜릿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해리 스펙터즈는 제품을 만들고 포장하는 것에서부터 관리와 디자인 및 사진촬영에 이르기까지 모든 작업 과정에서 자폐증이 있는 사람들에게 취업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1파운드 지출 시마다 69페니Penny(약 1000원)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사람들의 유급 고용과 무료 직무 체험, 무료 훈련 기회를 제공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




∙ 코코 허벌 센터 Coco Herbal Centre ㅣ 홍콩

ⓒ Coco Herbal Centre


코코 허벌 센터Coco Herbal Centre는 헤어트리트먼트 서비스 회사로 청각 장애인을 포함한 홍콩의 소외계층을 위해 지속 가능한 훈련 및 고용, 경력 개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들이 전문적인 지식과 경쟁력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설립된 코코 허벌 센터는 헤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링고Ringo가 2008년 홍콩에 설립한 노바 살롱Nova Salon이 그의 전신이다. 이들 팀은 현재 한약 성분 및 모발 건강과 관련해 다양한 연령대의 고객들에게 전문적인 상담 및 맞춤 한방 헤어트리트먼트를 제공하고 있다. 수년 간의 연구와 테스트 이후, 디렉터 링고는 한방 트리트먼트 제품을 성공적으로 제조하기 위해 홍콩의 젊은 한의사들과 협업하여 2014년에 탈모, 두피 민감성 등 다양한 모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헤어 제품 ‘밍구팡( 名古芳)’을 출시하였다. 처음 이들이 청각 장애인을 고용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는 청각 장애인들이 고객을 응대하는 기술과 지식이 부족하여 손님들과 트러블이 종종 있었고 미용실이 문을 닫기도 했다. 하지만 디렉터인 링고는 이를 기회 삼아 내부적으로 팀을 구성하여 청각 장애인들에게 전문적인 고객 응대 기술을 직접 가르쳤다고 한다. 이러한 소식이 퍼져나가면서 미용실이 문을 닫은 상태에서도 취업을 희망하는 청각 장애인들이 노바 살롱을 찾아왔고, 링고는 그들 모두를 우선 고용하여 교육을 계속하였다. 4명의 청각 장애가 있는 동료 중 3명은 각기 다른 정도의 청각 장애가 있고 한 명은 전혀 듣지 못하는데, 이런 경우 청각 장애 정도가 덜한 동료가 다른 동료들과 전혀 듣지 못하는 동료 사이의 의사소통 다리 역할을 한다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서로를 인정하고 노력하며 청각 장애인들이 사회에기여하고 변화를 줄 수 있는 기술을 배울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이들의 목표이다.




∙ 퍼플 고트 에이전시 Purple Goat ㅣ 영국

마틴 시블리 © Warren Gunn


퍼플 고트 에이전시Purple Goat Agency는 장애인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인플루언서 마케팅 대행사이다. 영국을 기반으로 하는 글로벌 마케팅 회사인 더 고트 에이전시 The Goat Agency 와의 파트너십으로 2020년 설립되었다. 이들은 영국 인구의 22%(약 1,4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장애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으며 연간 소비가 무려 2490억 파운드(한화 약 400조 규모)이나, 오직 0.06%의 광고만에서만 장애인이 등장하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특히 장애인들에게 비장애인만 출연하는 광고가 친근하게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문제의식으로 삼았다. 따라서 장애인들이 더욱 친숙하게 느끼고, 광고 속에서 장애인들이 소비자로서 보여지며, 그들의 이야기가 더욱 가치있게 평가되도록 기업이 브랜드 광고를 진행할 때 장애인 인플루언서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대표인 마틴 시블리Martyn Sibley 또한 유전성 근육 질환Spinal Muscular Atrophy을 가지고 있어 평생을 휠체어에서 생활해왔다. 영국에서 세번째로 영향력을 미치는 장애인으로 꼽히는 마틴은 퍼플 고트 에이전시의 네트워크를 통해 기업들을 8조 달러 규모의 세계 장애 시장으로 이끄는 역할을 하고자 한다.




∙ 삼할 Samhall ㅣ 스웨덴


© Samhall

1980년 스웨덴 정부가 출자하여 설립된 삼할Samhall은 장애인 고용 사회적 기업이자 스웨덴 최대 규모의 서비스 제공 기업이다. 취업 의사가 있는 장애인을 고용하여 삼할 직업학교에서 교육과정을 거친 뒤, 삼할이 수행하고 있는 청소, 세탁, 물류, 제조 등 200여 군데의 근무지에 파견한다. 또한 장애인 고용이 필요한 기업들과 연결하여 다양한 부문에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스웨덴은 ‘장애인 의무고용제’ 자체가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라고 인식하기에 장애인 의무고용과 관련된 제도가 없다. 따라서 스웨덴의 장애인들은 국가노동시장위원회AMS나 삼할과 같은 사회적 기업 등을 통해 일자리를 찾게 된다.


© confusedlovedupgirl.blogg.se


삼할은 ‘적합한 사람을 가장 적합한 직업에 연결’하기 위한 매칭 프로세스인 삼할 메소드Samhall Method를 가지고 있다. 일자리 매칭은 감각 기능, 지적 능력, 정신적 능력, 사회적 능력, 신체적 능력 등을 포함한 25가지 능력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데 오직 능력에만 초점을 맞추며 장애는 고려하는 요소가 아니다. 이를 통해 각 개인의 장점과 능력에 맞는 직업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가장 시너지가 날 수 있는 동료들과 연결지어 준다. 최적의 일자리를 선택한 이후에는 삼할에서 관련된 직무 교육을 진행하고 삼할 내 근무지로 파견하거나 해당 직군에서 필요한 인력을 요청하는 기업에 연결한다. 2018년 말 기준으로 삼할의 직원 숫자는 2만 4천여명으로 스웨덴 기업 중 1위를 차지하였으며, 전체 근로자의 40% 이상을 지적 장애나 복합 장애, 정신 질환이 있는 사람들로 우선 고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삼할은 모든 직원들의 기술과 능력을 활용하여 보다 지속 가능하고 포용적인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 렘플로이 Remploy | 영국

© Remploy


영국에는 장애인 고용과 기술 지원을 70년 이상 제공해 온 비영리 특수회사 렘플로이Remploy가 있다. 렘플로이는 1944년에 제정된 영국 장애인 고용법에 따라 설립되었고, 처음 설립 목적은 제 2차 세계 대전 중 부상당한 사람들과 기저질환을 가진 석탄 광부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이후 이들은 국영 기업으로서, 영국의 전역에 있는 공장 네트워크를 통해 장애인들을 직접 고용했다. 지체장애, 정신장애, 학습장애, 시청각 장애 등 장애가 있거나 참전용사였던 사람들 중 최소 기준을 충족하기만 하면 누구든 렘플로이에 지원이 가능하다. 렘플로이의 모든 것은 정부 기금으로 운영되며 직원들은 의류, 가구, 문구, 인쇄, 출판관련물, 장애인을 위한 재활보조기구 등을 생산하거나 전자 및 기계 제품을 조립한다. 1980년대 후반 렘플로이는 장애에 대한 사회적인 시선과 태도가 점차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면서, 장애인들이 사회의 주류로 취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움직임을 통해 영국 전역에는 렘플로이 지점이 수십 개로 늘어 나게 되었고, 현재는 포드Ford, 유니레버Unilever, 테스코Tesco 외 2,500개 이상의 기업들이 렘플로이와 협력하여 장애인 근로자를 채용하고 있다. 채용 과정에서 렘플로이는 장애인 교육 프로그램 및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여 고용주들이 포용적인 작업 환경에서 장애인을 고용하는 사업의 가치를 인식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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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출간 예정, MSV 매거진 2호 <Job> 소개

MSV 매거진 <Job>은 장애를 가지고 있으면서 각자의 자리에서 역량을 발휘해 나가고 있는 분들을 만납니다.
현재의 직업에서 자신만의 프로페셔널한 노하우와 관점을 나눔으로써 포용력 있는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한
흥미로운 인사이트를 전달합니다. 또한 직업을 가지게 된 계기와 삶의 스토리를 전달하여 다채롭게 구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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