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정말 소중한 리모컨


전상실 전 중구 장애인 협회 부회장, 지체장애


인터뷰 김병수

사진 영상 김은혜






중학교 2학년 겨울 방학을 앞두고 갑자기 열이 42도 까지 올라갔다. 당시에 대형병원 다섯군데를 갔었었는데, 누구도 병명을 몰랐고 열을 내리기 위해 아스피린 처방만 해주었다. 그러더니 발부터 시작해서 발목, 무릎 순으로 위쪽까지 관절 마디마디에 통증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언제는 턱관절로 통증이 와서 한 달동안 입이 안벌어져 우유만 먹고 산적이 있다고 한다. 그렇게 40년이 지났다. 결혼할 당시만 해도 목발만 짚고 다녔던 그녀는 90년대 출산을 하고 나면서부터 몸 상태가 더욱 악화되기 시작해서 비가 오려고 하면 밤새도록 앓아야만 했고, 지금은 대부분 좌식생활을 하고 있다. 출산의 고통보다 통증의 고통이 더 심해서 왠만한 통증은 괜찮다는 그녀는 정말 밝다. 에너지가 넘친다. “장애도 내 몸의 일부에요. 저는 웃으면서 살아가는 것이 좋아요” “왼팔이 하나 살아있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어요. 젓가락질은 못해도 포크는 할 수 있고, 양치도 할 수 있고요. 요리요? 저 잘해요. 김치 부침개 해드릴게요. 기다려보세요.” 


전상실님의 손.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인해 변형이 왔다. ⓒ missionit




유용한 보조도구들


전상실님에게 유용한 보조도구들을 소개한다. 장애를 가지지 않은 사람들은 상상하지 못했을 그녀만의 다양한 물건들은 그녀가 가지고 있는 장벽을 뛰어넘는 훌륭한 도우미이다. 표준화된 제품들에 장애를 가진 사람이 어떻게 자신만의 방법으로 적응하고 있는지 캐치할 수 있는 부분이다.


플라스틱 막대 : 안방에 위치해 있다. 손이 닿지 않는 실내 전원 스위치 버튼을 누를 때 쓴다. 또한 세탁기에서 빨래를 꺼낼 때와 빨래를 건조대에 널 때 사용하신다. 원래 나무로 된 것을 쓰셨는데, 무겁다 보니 지금 쓰는 플라스틱 막대가 훨씬 좋다고 한다. 


세탁물 꺼낼 때 유용한 플라스틱 막대 ⓒ missionit


나무 막대 : 정수기 옆에 위치해 있다. 주로 정수기의 버튼을 누를 때 쓴다. 

보조도구 나무 막대 ⓒ missionit

전상실님의 나무 막대는 정수기 버튼까지 팔이 닿지 않는 것을 보완하기 위해 정수기 옆에 항상 놓여져 있다 ⓒ missionit


높낮이 조절 가능한 회전 의자 : 20년간 쓰시던 걸 최근에 중고장터에서 사신 이 제품으로 바꾸셨다고 한다. 높낮이 조절과 이동이 간편해서 다용도로 사용하기에 용이하여 주로 주방에서 일을 하거나 냉장고 중간층 이상 되는 곳의 음식물을 꺼낼 때, 밥솥을 사용할 때 등에 사용한다. 그리고 외출하기 위해 나설 때도 이용한다.


높낮이가 조절 가능한 회전의자 ⓒ missionit



목욕탕 좌식 의자 : 바퀴가 있어서 원하는 방향으로 이동이 가능하며, 세면대나 좌변기 등을 이용할 때 쓰신다. 


목욕탕 좌식 의자 ⓒ missionit



현관문 여는 리모컨 : 안방에 위치해 있다. 지인이 방문했을 때 유용하게 쓰고 있다. 


모기장 잠금 리모컨 : 여름철 문을 열어놓을 때 불안함이 없도록 올해부터 사용했다. 


선풍기 리모컨 : 20년이 다 된 선풍기를 사용할 때 사용한다.


세탁기 앞 의자 : 세탁기에서 빨래를 꺼낼 때 항상 앉을 수 있도록 위치해 있다 


세탁기 앞 의자 ⓒ missionit


리모트 컨트롤의 일상


전상실님은 빠르게 이동하기 어려운 점을 보완하기 위해, 다양한 리모컨들을 사용한다. 어떤 리모컨들이 그녀의 삶에 편의성을 더해주는 것일까. 초고령화 사회에서 IOT 기반의 실내 공간이 어떻게 구성되어야할지 조금은 힌트를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 


방에 리모컨이 굉장히 많으세요. 각각의 리모컨들이 어떤 기능을 하는지 궁금합니다. 

좌식 생활을 주로 하다보니 리모컨이 매우 유용해요. 특히 현관문 여는 리모컨이 누군가 방문했을 때 편리하죠. 여름에는 모기장 잠금 리모컨과 선풍기 리모컨을 자주 쓰게되고요. TV 리모컨은 사계절 용이네요. (웃음). 


좌측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도어락 리모컨, 모기장 리모컨, 선풍기 리모컨 ⓒ missionit


저는 현관문을 여는 리모컨이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네요. 어떤 제품인가요?

앉아 있는데 밖에 있는 사람이 와서 문을 열어주어야 할 때 아주 용이하게 쓰고 있는 제품이에요. 매일 아침에 활동보조 선생님이 오시거나, 가끔씩 통장 아주머니, 지인 등이 올 때 앉아 있는 상태에서도 문을 열 수 있으니까요. 다만 밖에 누가 왔는지도 알 수 있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누구라고 크게 소리치면 듣고 열어주는데. 그래도 누가 왔는지 정확히 알아야 문을 안심하고 열어줄 수 있겠네요. 지금 제품에 모니터가 달려야 할까요? (웃음).

현관문 여는 리모컨 ⓒ missionit


모기장을 잠그는 리모컨은 신박하다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데요. 

여름에 통풍을 위해 문을 열고 모기장만 치고 있자니, 계속 불안하죠. 문을 잠글 수 없었으니까요. 그래서 지인 소개로 모기장도 현관문처럼 잠글 수 있도록 도어락을 설치하고 리모컨으로 조작이 가능하도록 만들었어요. 가능만하다면 얼마든지 제가 돈을 내겠다고 했죠. 여름에 최고로 좋은 아이템이에요. 


리모컨으로 컨트롤이 되는 도어락 ⓒ missionit


에어컨과 TV 리모컨은 특별한 다른 점이 있나요?

TV 리모컨은 항상 사용하는데, 에어컨 리모컨은 계절 바뀌어서 가끔 보니까 어떻게 작동했는지 잘 기억이 안날 때가 있더라구요. 버튼이 많더라도 누르는 것들만 누르게 되니깐 크게 다른 점은 없었어요.


리모컨 대신에 음성 인공지능 스피커가 사용할 수 있다면 더 좋다는 의견을 주셨는데요. 어떤 이유에서 그런가요?

나이가 있다보니 제가 기계치인데, 이런 제품들은 일일히 조작하지 않아도 음성으로만 하면 다 작동이 되니까요. 친구 집에 갔었는데 장윤정이 부른 무슨 노래 불러줘 하면 한 번에 찾아주더라구요. 그런데 그걸 직접 검색해서 찾으려고 하면 못찾을것 같거든요. 훨씬 편의성이 올라가겠죠. 



전상실 님의 인터뷰 전문은 MSV 소셜임팩트 시리즈 1호 < 이동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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