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일상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놀이


임신화 꿈고래놀이터 부모협동조합 이사장


인터뷰 김병수

사진 꿈고래놀이터 부모협동조합 



인터뷰 중인 임신화 님 ⓒ꿈고래놀이터 부모협동조합


아이들이 살아갈 지역 사회는 

세팅되지 않은 공간입니다


가장 중요한 질문을 먼저 드리고 싶습니다. 아이들에게 놀이란 어떤 것인가요?

놀이는 아이들에게 생존과도 같다고 생각해요. 사실 치료실에서 언어치료와 인지치료를 하는 것은 놀이와는 다른 개념이잖아요. 이런 세팅된 공간에서 일대일로 수업하면 아이들은 다 잘 해요. 선생님이 다 맞춰주시니까요. 그렇지만 아이들이 성장해서 살아갈 지역사회는 세팅되지 않은 공간이에요. 그러니까 놀이를 통해 아이들이 다양한 변수들을 즐겼으면 좋겠다는 의미에서 저희 협동조합에도 놀이터라는 이름을 붙였어요.


세팅된 공간이란 어떤 모습으로 볼 수 있을까요?

저희가 지금 있는 곳처럼 개별치료실 같은 공간이에요. 이런 치료실 안에서 구조화된 수업을 하기 위해서는 선생님이 놀잇감 같은 걸 세팅해 두잖아요. 사실 치료사이기 때문에 아이의 현 수준을 파악하고 어떤 목표를 잡고 가기 위해서 과정을 세팅하고 구조화시킬 수밖에 없죠. 전문적인 영역에선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놀이와는 조금 다르다고 볼 수 있어요.




차별에는 장애아동 부모 스스로의 

제한도 존재해요 


이사장님의 두 자녀 모두 자폐성 장애를 가지고 있는데요. 부모로서 양육의 경험을 여쭙고 싶습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비장애아이들이랑 장애 아이들 사이에 분명 차별이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그 차별이라는 게 외부에서 오는 차별도 있지만 부모로서 장애를 가진 내 아이를 먼저 제한하고 노출시키지 않는 부분도 있어요. 그래서 제 아이들에게 놀이의 기회를 제공하지 못하는 부분도 많았던 것 같아요. 저만해도 동네놀이터에서 아이들이 놀 때 아이가 순서를 기다리지 못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었어요. 그런 건 조금 더 연습을 시키면 아이가 분명 습득할 수 있는 부분인데도 반복해서 시도하기에 제가 너무 힘든 거죠. 제가 힘들기 때문에 아이에게서 그런 기회를 박탈하는 거고 그러다 보니 아이에게 놀이의 경험을 충분히 제공해 주지 못했어요.


자녀와의 놀이 경험은 어떠셨었나요?

저희 딸도 그렇고 아들도 그렇고 어렸을 때는 손을 놓을 수가 없었어요. 위험에 대한 인지가 전혀 되지 않은 상태라 손을 놓으면 바로 뛰어나가서 차도로 가거나 했어요. 그때 제가 한동안 아이들을 산에 많이 데리고 다녔거든요. 산은 차 같은 위험요소는 없으니까, 제가 손을 놓으면 아이들은 막 뛰어 올라가요. 근데 산에는 돌 같은 것이 있고 평지와 다른 위험한 것들이 있잖아요. 그래서 애들이 많이 넘어졌죠. 아이들이 많이 넘어지다 보니까 땅을 쳐다보면서 뛰지 않고 걷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런 것처럼 무언가를 꼭 해 주지 않아도 그 안에서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배워요. 저는 아이가 편안하게 생각하는 활동이라면 그런 활동 자체가 모두 놀이라고 생각해요.




아이들이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일상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놀이


이사장님께서 보시기에 장애아동들이 행복해 보였던 놀이들이 따로 있을까요? 

아이들이 좋은 반응을 보였거나 긍정적인 성장에 도움이 되었던 놀이들이요.

저는 놀이가 활동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생존이자 활동이죠. 그래서 저희는 지역 안에서 많은 활동을 하려고 하고 있어요. 이 활동의 중심 의미는 아이의 자기결정권을 높이고 아이에게 할 수 있다는 의지를 계속 알려주고 지원해 주는 거예요. 일상 생활을 계속할 수 있게끔 지원해 주는 게 아이들의 자존감을 가장 높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계절에 맞는 옷 입기 놀이라던가. 양말을 잔뜩 가져와서 양말 짝 맞추기 놀이를 하기도 하죠. 이런 일상과 관련된 것들을 놀이로 치환해요. 또 저희가 보드게임 같은 걸 많이 해요. 사실 아수라장이죠. (웃음) 순서는 안 지키고 만약 졌다 하면 난리가 나고요. 근데 그런 상황에서 “충분히 질 수 있어. 져서 화가 났으니 울 수도 있어. 우는 건 얼마든지 되지만 다른 사람을 때리거나 본인을 해하면 안 돼”라는 것을 계속 가르쳐 주려고 해요. 그런 게 지속되면 아이가 나중에 기다릴 수 있게 돼요.


꿈고래놀이터에서 놀고있는 아이

ⓒ꿈고래놀이터 부모협동조합




비장애아동과 장애아동의 놀이는 

차이점을 두지 않아도 돼요


이번에는 놀이와 관련하여 질문을 드리고 싶은데요. 비장애아동들과 장애 아동들의 놀이를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차이점을 두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장애아동에게 좋은 놀이와 수업은 비장애아동에게는 더 좋은 놀이이자 수업이 될 수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차별성을 굳이 둘 필요는 없지만 장애아이들이 특별한 아이들인 건 맞아요. 거기에 맞춘 지원이 조금 더 들어가야 할 수는 있어요. 심리적 안정이나 특별한 사용성을 보조하는 제품이나 인력의 지원이 필요하죠. 저희가 초창기에는 마을만들기 사업을 통해서 문화통합수업을 많이 했어요. 문화통합수업은 비장애아이들 세 명이랑 장애 아이 한 명을 그룹으로 보드게임이나 북아트나, 다양한 활동을 하는 건데요. 프로그램을 하면서 저희가 느꼈던 게 ‘장애 아이들에게 좋은 건 비장애아이들에게는 더 빨리 흡수가 되고 더 좋은 거구나’하는 거였어요.


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이 어렸을 때부터 서로 만나는 게 좋다는 말씀을 주셨는데요.

요즘은 곳곳에 님비현상들도 되게 심하니까 사실 어머니들도 처음에는 장애와 관련된 기관이 들어왔다고 생각하시고 선입견을 가질 수 있잖아요. 그런데 어머니들은 놀이를 같이 하거나 오감 퍼포먼스 같은 활동을 하면서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느끼셨다고 해요. 저는 여기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어렸을 때 만났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장애를 가진 성인분들이 어떤 행동을 한다고 하면 어렸을 때 했던 똑같은 상동행동이라도 위협하는 것처럼 느껴지고 그렇잖아요. 그래서 더더욱 어렸을 적부터 장애인 아이들과 비장애인 아이들이 마을에서 만나게끔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특수학급이 없는 학교를 계속 졸업하는 분들도 계시잖아요. 그러다가 어느 순간 사회에서 발달장애인을 만나면 오해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이 있어요. 만약 마을에서 그런 사람들을 쭉 보아왔다고 하면 장애를 가진 누군가가 실종이 되더라도 데려다 줄 수 있는 경험이 생기기도 할 거고요. 여러 가지로 좀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겠구나 하는 걸 그 때 느꼈죠.


공간에 대해서 여쭙고 싶습니다.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심리적으로 안정될수 있는 공간은 어떤 곳일까요?

아이들이 안정될 수 있는 공간은 약간 어두우면서 움직이는 화면이 있는 공간인데요. 저희가 그걸 스노즐렌이라고 해요. 심리안정실이라는 표현을 쓰고요. 실제로 특수학교나 복지관에 심리안정실이 있잖아요. 그 공간에 들어가면 아이들이 흥분하거나 했을 때 심리안정을 주는 그런 특별한 공간이긴 하죠. 맨 처음에 스노즐렌을 만든 분들은 그런 것들이 분명 효과가 있어서 만드신 거겠지만 어떻게 보면 노래방 조명기구 같은 것과 약간 비슷해요. 물같이 일정하게 계속 움직이는 형태거든요. 아이들이 물기둥을 쳐다보고 있으면 그것이 아이들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그런 부분이 있어요.




평범한 발달장애인들의 일상이 

더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어요 


우리 사회가 포용력 있는 사회로 더 바뀌어가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필요할까요?

다른 분들도 얘기 많이 하셨겠지만 실내놀이터든 놀이동산이든 좋은 시설들이 없지는 않아요. 많이 있죠. 지체장애 쪽은 이용할 수 있는 시설 자체가 없어서 못 가는 부분도 있지만, 특히 발달장애아동이 이런 시설들을 잘 이용하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은 눈총 때문이거든요. 장애 감수성이 많은 사람들에게 학습되기 위해서는 캠페인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해요. 우리나라의 시각 자체가 일반적인 발달장애보다는 기능이 뛰어난 서번트나 아스퍼거 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니까 오해와 편견이 많이 생기고요. 사실 그런 분들은 전체적인 발달장애분들 중에 극소수인데 말이죠.


평범한 발달장애인들의 일상이 좀 더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어요. 그분들이 하는 상동 행동이나 감각적인 이유의 행동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해하려고 행해지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 매스컴을 통해 계속 알려졌으면 좋겠고요. 그러다 보면 많은 분들이 자연적으로 아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저 같은 장애아동의 부모들이 눈총을 받더라도 아이들을 더욱 오픈시키고 놀이터에도 나가고 그래야 하는데 그게 사실 쉽지는 않죠. 장애를 가진 자녀 외에 비장애자녀가 있는 분들이 계시잖아요. 이런 과정에서 비장애자녀가 상처를 받는 경우가 많아서 밖에 장애아동을 내보내지 않는다는 부모님들도 계신데 저는 그런 분들의 의견도 존중해요. 우리나라의 장애인식수준이 전체적으로 높아져야지만 자연스러운 놀이에 대한 편견이나 차별이 없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임신화 님의 인터뷰 전문은 MSV 소셜임팩트 시리즈 3호 <놀이>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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