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가 곧 배움이고,

배움은 놀이를 통해서 이뤄집니다


케이트 화이트 Kate White 
Vice President of Marketing and Creative


인터뷰 박윤주

사진 글레이저 칠드런스 뮤지엄



ⓒ글레이저 칠드런스 뮤지엄


초기 발달 단계에서 놀이는 곧 배움

 

글레이저 칠드런스 뮤지엄은 어떤 곳인가요? 소개 부탁드립니다.

글레이저 칠드런스 뮤지엄은 플로리다 탬파 Florida Tampa의 도심에 있습니다. 박물관 바로 옆에는 강을 따라 길이 나 있는데 이 길을 탬파의 ‘문화적 거리’라고 부릅니다. 예술가의 활동이 활발한 곳이죠. 박물관, 아쿠아리움 같은 문화시설이 모여있고 멋진 레스토랑과 바도 많아요. 지역의 힙한 동네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0~10살 사이, 그러니까 영아부터 초등학교 저학년까지가 우리 박물관의 주 방문자예요. 인터랙티브 전시 Interactive Exhibition, 몰입형 전시 Immersive Exhilbition 등이 주로 진행되는데 박물관에 있는 모든 것을 만지거나 기어오르거나 잡아당길 수 있어요. 마음껏 어지를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되는 거죠. 예술, 과학, 수학, 기술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아이들이 마음껏 상상할 수 있도록 돕고 있어요. 그리고 모든 전시는 ‘역할 놀이’를 기반으로 만들어져요. 박물관에는 슈퍼마켓, 병원, 농장, 동물병원, 소방서, 식당 등 다채로운 놀이공간이 마련되어 있는데 아이들은 이곳에서 미래의 직업까지 생각해 보며 놀 수 있어요.


뮤지엄에서 ‘놀이’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우리는 놀이의 힘을 믿어요. 놀이는 저희에게 정말 중요한 요소예요. 글레이저는 ‘놀이가 곧 배움이고, 배움은 놀이를 통해서만 이루어진다’는 믿음을 가진 박물관이거든요. 특히 초기 발달 단계의 아이들에게는 더욱 그렇죠. 5살 이전의 아이라면 놀이가 많은 것을 가르쳐 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놀이는 교실에서의 교육을 보완하는 역할도 해요. 학교 교육은 정말 중요하죠. 하지만 손으로 만지고 온몸으로 느끼며, 배움을 실제로 사용할 기회가 부족한 게 사실이에요. 저는 박물관이 이 부분을 잘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개인의 신체 활동은 물론 협동하고 공감하는 능력까지 가르쳐줄 수 있는 것이 놀이예요. 놀이 안에서는 나와 다른 사람과도 쉽게 어울릴 수 있기 때문이죠. 생김새나 행동 방식, 학습 속도나 학습 방식이 다르더라도 혹은 사회적 배경이나 가족 구성이 다르더라도 모든 아이들이 함께 놀 수 있는 공간과 기회를 제공하는 게 목표예요.


놀이를 주도적으로 이끄는 아이로 키우는 것 또한 글레이저의 뼈대가 되는 정신 중 하나예요. 아이들의 삶은 이미 빈틈없이 짜여 있어요. 학교, 숙제, 방과 후 활동 같은 것들로 말이죠. 요즘의 아이들은 우리가 어렸을 때처럼 동네를 뛰어다니며 놀 수 없어요. 그런 환경이 부족하거든요. 글레이저는 완전히 반대입니다. 자유롭죠. 게다가 안전해요. 이곳에서 양육자는 아이를 내버려 둡니다. 아이가 스스로 놀이에 집중하며 창의성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말이죠.


다양한 어티즘 프렌들리 활동 Autism-Friendly Activities을 제공하고 있던데요, 

선샤인 선데이 Sunshine Sunday는 어떤 프로그램인가요?

박물관을 이용할 때 물리적 공간이 더 필요한 분들을 위해 고안한 프로그램이에요. 한 달에 한 번, 평소에는 박물관이 열지 않는 일요일 오전에 개장합니다. 방문객 수가 적어 주변 사람에게 받는 자극을 어느 정도 낮출 수 있기 때문이에요. 스피커 음량과 조명의 밝기도 평소보다 낮추는데 이처럼 최대한 자극이 덜한 환경과 분위기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죠. 입장권은 5달러로 할인이 적용되고요.


ⓒ글레이저 칠드런스 뮤지엄




발달장애 아이들에게 좀 더 

편안한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목적


사회적 경험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춘 선샤인 스쿼드 Sunshine Squad도 궁금해지네요. 설명 부탁드립니다.

선샤인 선데이는 나이에 상관없이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에요. 45세의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이 참여하고 싶다면 그분도 환영이죠. 반면 선샤인 스쿼드는 자폐 장애를 가진 10대를 위해 특별히 기획한 프로그램이에요. 일종의 클럽 활동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의 사회 경험은 장애 여부와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일이잖아요. 자신과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는 또래 친구들을 만나는 일은 그 자체로 즐거운뿐만 아니라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가족이나 동료와는 다르게 친구들이 주는 특별한 에너지가 있으니까요.


캠프 주간 기간 중 6~8주는 어티즘 프렌들리 주간이라고 들었어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아이들을 주 대상으로 기획된 행사인가요? 

아니면 모든 아이에게 열려있는 행사인가요?

모두를 위한 행사예요. 우리 아이들도 이번 여름 캠프에 참가할 거예요. 예술 활동, 과학 실험, 강가 공원 산책, 박물관 놀이 등 다른 주간과 동일한 프로그램들이 준비되어 있어요. 어티즘 프렌들리 주간의 다른 점이라면 보조 공간, 보조 스태프, 보조 기구들이 제공된다는 것이죠.


이 주간에는 스태프의 수도 더 많아지고, 행동치료사도 오십니다. 잠시 쉬며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는 콰이어트 룸 Quiet Room도 마련되고요. 적응 상자(Adaptability Box)도 준비하는데, 이 안에는 소음 차단 이어폰, 압축 조끼, 피젯 장난감처럼 정서를 안정시킬 수 있는 물건들이 담겨 있어요. 캠프는 아침 8시 30분에서 오후 5시까지 진행됩니다. 양육자분들은 그동안 일하러 가거나 일과를 볼 수 있어요. 지금까지의 어티즘 프렌들리 주간은 정말 성공적이었어요. 다른 곳의 캠프는 한 주도 제대로 마치지 못했었는데, 글레이저의 캠프는 너무 좋았다며 어티즘 프렌들리 주간이 끝난 후에도 나머지 캠프 주간에 계속 참여하는 경우도 꽤 있어요.


글레이저의 캠프는 항상 어티즘 프렌들리 캠프이고 박물관도 항상 어티즘 프렌들리 박물관이에요. 다만 아이들이 가장 안전한 환경에서 여러 가지를 도전해 볼 수 있도록 특정 기간에 더 많이 지원하고 있어요. 이런 경험이 쌓이면 글레이저는 방문자에게 친숙하고 편안한 공간이 될 거고 그러면 ‘어티즘 프렌들리’로 지정한 기간이 아닌 때에도 박물관에 편히 올 수 있게 되는 거죠.


ⓒ글레이저 칠드런스 뮤지엄




삶에서 “한 주를 살아냈다.”라는 안도가 아닌 

가장 즐거운 시간을 제공한다


글레이저가 이와 같은 경험을 제공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아이들은 문제행동을 일으키는 아이라는 오해를 자주 받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에요. 우리 주변의 많은 것들이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고려하지 않은 채 만들어졌을 뿐이죠.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문제는 아이들이 보람을 느끼는 경험이 너무 적다는 사실이에요. 우리의 목표는 그저 무사한 하루를 보내는 것이 아니잖아요. 유쾌하고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어야 해요. 우리의 목표는 아이들이 캠프에서 보낸 하루가 삶에서 가장 즐거웠던 하루라고 느끼며 집으로 돌아가는 거예요. 이런 목표가 다른 곳의 캠프와 차이를 만드는 이유라고 생각해요. 자폐장애를 가진 아이와 그 가족들이 “한 주를 살아냈다”라는 감정을 느끼는 대신 “정말 멋진 한 주를 보냈다”라고 느끼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케이트 화이트의 인터뷰 전문은 MSV 소셜임팩트 시리즈 3호 <놀이>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주소 경기도 과천시 중앙동 38 힐스테이트 101동 612호
회사명 주식회사 미션잇 대표자 김병수
사업자등록번호 870-88-01764 통신판매업신고 제2021-서울서초-2264호
제안/문의 hello@missionit.co 전화 02-6289-6000
COPYRIGHT ⓒ MISSION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