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가 없어도 안전한 집


로버트 니콜스 Robert Nichols

국제 청각장애인 건축가협회WDA 이사


인터뷰 미션잇 편집부

사진 Robert Nichols



로버트 니콜스는 2016년 설립된 국제 청각장애인 건축가협회WDA(World Deaf Architecture)의 창립자이자 이사로 청각장애인 건축가들의 

네트워킹과 전문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자신의 이름을 딴 니콜스 디자인 건축사무소Nichols Design Associates를 통해 포용적인 건축 설계와 유니버설 디자인 자문을 진행 중이다. 카렌 브렛마이어와 마찬가지로 미국 접근성 위원회 위원을 역임한 바 있다. 



로버트 니콜스 ⓒRobert Nichols


국제 청각장애인 건축가협회를 설립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장애가 있는 건축가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에요. 청각장애인이라는 이유로 공평한 고용기회를 누리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죠. 그래서 6년 전에 청각장애인 건축가를 위한 협회를 설립했습니다. 현재 WDA는 9명의 이사진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모두 청각장애인이거나 난청, 혹은 코다CODA(Child of Deaf Adult)건축가죠. 성별, 인종, 국적에 상관없이 전세계적으로 청각장애 커뮤니티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사람들을 지원하고 있고요.


청각장애를 가진 사람을 위한 집은 어떤 공간이 돼야 하나요? 실제 디자인하셨던 사례가 궁금합니다.

시각에 중점을 두는 디자인이어야 합니다. 헨리 포드Henry Ford의 고손녀 집을 디자인한 적이 있어요. 포드 자동차를 설립한 그 헨리 포드 

맞습니다. 집안이 굉장히 부유했고 남편과 함께 넓은 집에 살고 있었죠. 청각장애와 발달장애가 있어서 읽고 쓰지는 못했지만, 수어로 정확하게 소통할 수 있었어요. 첫 만남 당시 집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공간이 어디냐고 물었더니 부엌이라고 하더군요. 부엌이 너무 좁고, 집은 너무 큰 데다 초인종 소리를 들을 수 없어서 걱정이라고요. 남편도 청각장애인이고 집은 3층 반 정도 되는 구조라 문 앞에 누가 와도 알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누군가 침입하거나 화재 알람이 울려도 들을 수 없었죠. 부엌에 아일랜드도 설치하고 싶어 했어요.




니콜스는 자택 부엌을 비주얼 키친visual kitchen으로 직접 리모델링했다. 
곳곳에서 빛이 드는 밝고 탁 트인 곳이다. ⓒRichard Dougherty




지금 거주하고 계신 집도 시각적 요소를 중점에 두어 설계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사는 집도 시각적 도달 범위를 생각해서 리모델링 했어요. 랜치 스타일ranch style의 집이라 본래 벽이 많았어요. 부엌과 거실, 각 방이 박스 형식으로 나뉘어 있었죠. 벽이 있으면 서로 얼굴을 보면서 수어나 구화를 사용할 수 없어요. 그래서 시야를 넓히기 위해서 벽을 두 개 허물고, 높은 아치형 천장을 추가했죠. 부엌도 집 한 가운데에 배치했습니다. 1층에 주방이 있고 2층 난간 사이로 부엌을 볼 수 있어서 가족들이 어디에 있든 서로 소통할 수 있게 됐죠. 아내가 그림을 그리는 2층 스튜디오에서도 부엌이 보여요. 나무로 된 패널을 여닫으면 부엌 일부나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죠. 천장을 높인 덕분에 햇빛이 드는 밝고 아름다운 공간이 됐고요. 이 디자인으로 베스트 키친 상을 받았습니다. 비주얼 키친visual kitchen이라고 불렀죠.


시각적 요소라고 한다면 아무래도 컬러도 중요하게 생각이 되는데요. 컬러는 어떻게 써야할까요?

컬러를 통해 실내 공간을 확실하게 구분해주는 것이 필요해요. 특히 청각장애와 저시력 시각장애를 동시에 가진 시청각장애인이라면 더더욱 그렇죠. 컬러를 일종의 시각적 단서라고도 합니다. 바닥에 초록색, 빨간색 선을 표시해서 방향을 안내하는 거예요. 공간의 목적에 따라 카펫을 각각 다른 색으로 시공하는 방법도 있고요. 회사라면 컬러를 이용해서 공동 회의실과 개인 업무 공간을 구분하는 것처럼요. 또 도시에는 지붕이 있는 집이 많지는 않겠지만, 천장에 채광창을 설치해서 수어를 하는 사람의 얼굴과 손을 더 잘 보이게 하는 것도 필요해요. 특히 저시력 시각장애까지 있는 청각장애인이 누군가의 도움 없이 독립적으로 이동하려면 자연광이 충분히 드는 밝은 공간이어야 겠죠. 냉난방 에너지를 아낄 수 있다는 장점은 덤이고요.




청각장애인은 벽이 있으면 서로 얼굴을 보면서 수어나 구화할 수 없어요. 

그래서 벽을 두 개 허물고, 높은 아치형 천장을 추가했어요. 

1층에 주방이 있고 2층 난간 사이로 부엌을 볼 수 있어서 

가족들이 어디에 있든 서로 볼 수 있게 됐죠. 

아내가 그림을 그리는 2층 스튜디오에서도 부엌이 보여요. 

나무로 된 패널을 여닫으면 부엌 일부나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죠. 

천장을 높인 덕분에 햇빛이 드는 밝고 아름다운 공간이 됐고요.



로버트 니콜스의 인터뷰 전문은 MSV 소셜임팩트 시리즈 4호 <안전>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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